지난 13일을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67주 연속으로 올랐다. 바로 전 주인 6일 기준으로 66주 연속 상승하며 이전 기록을 갈아치웠었는데 이런 기록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 행진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전셋값이 0.16% 오르며 상승세를 탔고 25개 자치구가 일제히 올랐다.
또한 오름 폭도 지난주(0.14%)보다 커졌다. 재건축 단지의 이주를 우려한 예비 수요나 방학을 맞은 이사 수요가 겹친 이유로 해석된다. 구별로는 서초, 마포, 강남, 금천, 은평, 성북구 순으로 올랐다. 서울의 경우는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만큼 올랐지만 전국적으로는 0.01% 가량 증가하여 수치상으로 상승했다는 표현에만 의미가 있을 뿐 실질적인 상승의 기세는 꺾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와중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 신도시, 수도권 등 전역에서 보합세를 보이며 변동이 없었다. 서울은 5주 만에 하락세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상승 흐름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취득세 영구인하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등을 담은 부동산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번 주 아파트 매매시장은 보합세를 보인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최근에는 전셋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거의 0%대 증가율을 보이며 보도상의 의미만 있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을 정도이지만, 어쨌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전셋값은 많은 국민들의 속을 썩여왔다. 올해만 해도 이런 기세를 잡아보려는 정부의 노력이 두 차례나 있었지만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 이런 상황이 전개된 배경과 이를 막아보려 했던 정부의 정책들, 그리고 앞으로의 접근 방향에 대해서 살펴보자.
<왜 전셋값은 계속 상승하는가>
전세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이전에 있었던 전세난은 크게 3차로 나눠볼 수가 있는데, 1987년~1990년의 1차 전세난, 외환위기 다음 해에 찾아온 1999년~2002년 동안 약 90%가 상승했던 2차 전세난, 그리고 2008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찾아왔던 3차 전세난이 있다. 이전의 경우들까지 모두 살펴보면 그 배경과 원인은 각각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전셋값 상승 이유는 경제학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있다.
사람들은 전세를 원하는데 전세를 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전세를 원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우선 사람들이 집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고, 두 번째로는 매매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처럼 더 이상 집값이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큰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에전의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주택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정부로서는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부동산 대책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주택을 대량으로 빠르게 공급해야만 했다. 즉, 새롭게 건설되는 주택은 전세수요보다는 매매수요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었다. 매매 중심의 대량 공급은 신규주택이 입주하는 시기에 전세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게 공급되었다가 2년 후면 다시 급등하는 구조적 원인이 되어왔다. 여기에 더 이상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택구입 수요는 줄고 전세수요는 늘어났던 것이다. 또한 전세를 공급하는 주체는 집을 가진 사람인데,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전세로 살 집이 부족해 진 측면도 빼 놓을 수 없다.
여기까지를 부동산 시장의 내부적, 구조적 원인이라고 본다면 부동산 외적인 원인도 있다. 바로 고령화 인구의 증가, 그리고 88만원 세대와 2030세대의 증가 및 비정규직의 증가이다. 얼핏 보면 이는 부동산과 관련이 있기 보다는 그냥 사회적인 이슈쯤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이런 요인들이 부동산 전세 시장에 더 근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금 더 상세히 설명을 하면, 비정규직 근로자나 88만원 세대와 같은 저소득 계층이 늘어나면서 주택구입을 포기하는 현상이 증가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구매를 하려면 모아둔 돈이 필요한데, 모아둔 돈은커녕 현재 삶을 이어나가는 데 돈을 쓰기도 벅차기 때문에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나 은행대출금 부담, 그리고 기존의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 구조에 대한 부적응까지 겹치게 되면 악순환의 고리는 훨씬 두터워지게 된다.
<4.1 대책과 8.28 대책은 어땠나>
그렇다면 올해 정부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처방한 약은 어떤 효과를 보았을까.
우선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 8월 28일에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대책은 기존의 목표였던 전세대란의 완화와 전세가격의 안정화를 지금껏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성과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8.28대책은 전세대란 자체에 직접 손을 대기 보다는 주택매매활성화라는 간접적인 방법을 적용한 대책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 취득 시 발생하는 취득세를 영구적으로 1~3%까지 차등 적용하여 인하하는 세제혜택을 주었으며 월세 소득공제를 해주며 부담을 완화하고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늘려 민간 임대를 활성화 하는 등의 안이 있었다.
하지만 취득세 인하와 같은 세금 감면의 숨겨진 의미는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 는 것으로 결국 피상적으로만 부동산 거래를 늘려보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원래 집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소득으로 집을 구입할 수 없기에 전세나 월세를 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주택이 없는 이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무리하게 빚을 내서라도 공급해 보려는 분양 공급 정책을 고집한 것이다. 즉 실제 수급 상황은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채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금 정책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대책의 헤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어 있었다거나 조준한 타겟이 빗나갔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보다 전에 시행되었던 4.1 부동산 대책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역시 '그닥' 이었다. 실시한 대책들을 요약해보면 5년간 양도세를 전액 면제해주고 생애최초주택 구입 시 취득세 면제, 그리고 각종 금융지원을 해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정부의 4.1 대책 실시 이후 가격 자체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보였으나 거래량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또한 이후에도 많은 지역이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고 전체적인 구입자들의 마음을 매매로 돌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정리해 보면 올해 실시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대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나름 고심 끝에 발표했을 정책들은 왜 소위 '약발' 이 듣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앞에서도 짚어보았지만 첫 째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표면적인 부분들만 건드리는 형태였으며, 경제 상황과 결부된 주택 구입자들이 실제 처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개될 후속 조치들이나 이후 대책들은 어떤 방향성을 지녀야 할까.
<발끝만 보지 말고 먼 곳을 응시하자>
먼저 방안을 조금 더 구체화시키고 세분화시켜 구입자들의 피부에 더 와 닿게 해야 한다. 가령 내년 1월 2일부터 정부는 국민주택기금과 주택금융공사의 우대형 보금자리론으로 이원화 되어 있는 정책 모기지를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3가지 형태가 있는데,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유사한 모기지임에도 불구하고 지원대상과 대출조건이 상이해 수혜의 형평성 논란 및 선택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정책의 이런 부분들을 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이해하고 적용하기 쉽도록 눈높이와 형평성을 맞추고, 보다 더 단순화시켜 접근해야 한다. 뉴스를 통해 서민들은 여러 가지 정부의 정책들을 접하게 되지만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막상 실천해보려 하며 자신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거나 비효율적으로 느껴져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부 차원에서 시장 조사를 더 꼼꼼히 하고 세밀한 시뮬레이션을 해 가며 정책을 펼쳐햐 한다.
그리고 기존과 달리 앞으로의 정책은 장기적이어야 한다. 4.1부동산 대책 같은 경우도 4~5월 단기간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정부가 시장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세부 조정한 측면에서는 분명 어느 정책이든 조금씩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책이 제한적이고 한시적이라면 결국 문제는 반복된다. 가령 공공임대주택을 늘려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그저 수량을 일시적으로 늘리고 수치적인 효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소비자들을 꾀어서는 안 된다. 최소 1~2년의 건설 계획을 잡고 공급 대상 집단을 현명하게 설정하며 성공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감기와 같은 질병도 항생제를 처방하여 그 때 그 때 치료하는 것보다 평소에 면역력을 길러 작은 자극이 들어와도 면역 체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 것처럼 부동산 정책도 그렇게 적용해야 한다.
수요자는 큰 그림에서 볼 때 생산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경기 전체가 어렵다보니 삶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집' 문제가 유독 크게 부각되어 보일 수 있다. 다수의 국민이 직접 생산자가 되어 돈을 번 후 그 돈을 통해서 집을 구매해야 하는데 버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보니 대책이나 자체 시장과는 무관하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라는 존재는 국민이 어떻게 느끼든 결코 손을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 기존의 대책이 효과가 없었고 비판을 받았다면 다시 연구해서 새로운 정책을 내 놓고, 시행착오를 겪는다면 올바르게 수정해서 계속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 노력해야 한다. 지금껏 적용한 방법들이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서 최선을 얻어내지는 못해도 일본이 겪었던 부동산 붕괴와 같은 최악은 면할 수 있게 지속적인 노력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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