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온다. 직장인에게는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릴 정도로 꼼꼼하게 준비만 한다면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연말정산이라 함은 쉽게 말하면 미리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거나 추가로 낼 수 있도록 연말에 정확히 세금 계산을 해보는 제도이다. 일반 직장인들은 매달 월급을 받을 때 기본적인 공제만 적용된 세금을 회사가 미리 원천징수하여 납부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낸다. 이렇게 낸 세금을 연말에 꼼꼼히 계산하여 과납부한 세금에 대해서는 돌려받고 적게 낸 세금에 대해서는 추가로 내는 것을 연말정산이라 하는 것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그저 과납부된 금액을 돌려받는 것이기에 차이가 없지만 연말에 일부 금액을 돌려받으면 공짜 돈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연말정산의 세부항목들은 매년 조금씩 변경되곤 하는데, 올해도 변화가 있었다. 간소화되고 변경된 내역들 중에서 올해 연말정산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려 한다.
- 먼저 현금영수증 활성화를 위해 현금영수증 공제율을 10% 인상시키고 신용카드 공제율은 20%에서 15%로 축소시킨다. 이는 올해 직장인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긴 소식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올해만 해도 체크카드 사용 비율이 많이 증가했다는 소식을 종종 볼 수 있었을 정도로 체크카드 사용이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직장인들에게는 신용카드가 여전히 중요한 지불 수단이다. 그렇기에 신용카드 공제율 축소는 직장인들과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님에 분명하다. 다만 현금영수증과 직불(체크)카드, 선불카드는 여전히 30%의 공제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도가 그나마 위로가 될 듯하다. 자신이 사용한 금액의 공제를 많이 받고 싶다면 주요 소비 결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 대중교통비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확대된다. 한 해 동안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한 대중교통(택시 제외) 비용의 30%를 최대 100만까지 공제 받을 수 있다. 연봉 1억 원 이하이고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한 직장인들은 이용량과 소득구간에 따라 최소 6만 원에서 최대 24만 원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대중교통 이용량이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현금으로 대중교통비를 지불했을 경우에는 과세당국이 내역을 파악하기 어려워 공제받을 수 없고 택시 역시 대중교통비 소득공제에서 제외된다.
- 주택월세 소득 공제율이 40%에서 50%로 확대되었다. 이는 올해 8월 13일 이후 국민주택 규모 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이다. 그렇지만 무주택 근로자라고 해서 누구나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총 급여 5,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인 근로자가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주택을 임차한 경우에만 공제받을 수 있다.
- 교육비 소득공제 대상도 확대됐다. 근로자가 대학원에 다니면서 납부한 수업료는 전액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대학원 교육비는 근로자 본인만 공제받을 수 있다. 배우자나 부양가족의 대학원 교육비는 공제가 되지 않는다. 이에 더하여 초, 중, 고등학교 방과 후 학교 교재구입비도 공제대상이 되었다. 취학 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방과 후 과정이나 교재구입비, 급식비도 역시 공제 대상이다.
- 배우자가 없고 20세 이하 자녀가 있는 싱글맘이나 싱글대디에게 100만원 추가공제가 된다. 다만 한 부모 소득공제와 부녀자 공제 모두 해당되는 여성은 부녀자 공제가 아닌, 한 부모 소득공제만 적용받을 수 있다.
- 저출산 시대를 감안하여 자녀를 많이 낳은 가정도 다자녀 추가공제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자녀가 2명이면 100만 원, 3명 이상이면 한 명이 늘어날 때마다 100만 원에 더해 200만 원의 공제가 추가된다. 3명이면 300만 원, 4명이면 500만 원, 5명이면 700만 원의 추가공제가 가능하다.
- 근로계약 체결일 현재 15세~29세인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했다면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 소득세 전액을 감면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비영리기업 포함)에 지난 해 1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취업했다면 취업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달까지 소득세 전액을 감면 받는다. 군 복무, 공익근무 등 병역을 이행하고 입사하는 경우 6년을 한도로 복무 기간은 빼고 계산한 연령이 29세 이하인 사람도 포함한다.
- 더불어 고소득자의 과도한 소득공제 적용을 막기 위해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신용카드 사용액, 청약저축 등 9개 특별공제 항목의 소득공제 종합한도를 2,500만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처음으로 시도된다. 지난해 3만 3000여 명의 고소득자가 2,500만 원이 넘는 특별공제 혜택을 봤다. 소득공제를 잘 이용하여 알뜰한 살림을 꾸려나가는 건 바람직하지만 지나친 정산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 외에 몇가지 간과하기 쉬운 공제들이 있다.
- 맞벌이 부부는 부양가족에 대해서 남편과 아내 중 누가 공제를 받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소득이 높아서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사람이 받으면 절세효과가 커진다. 예를 들면 100만 원의 소득공제에 대해 한쪽의 세율이 24%, 배우자의 세율이 6%라면 환급액은 각각 24만원과 6만원이 된다. 그래서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사람이 받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의료비 공제와 신용카드 공제는 부부 중 소득이 낮은 사람이 받는 게 유리하다. 의료비 공제는 기본적으로 의료비 지출액이 총 급여의 3%를, 신용카드 공제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총 급여의 25%를 초과해야 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총 급여가 5,000만 원인 근로자의 의료비 지출액이 1,500만 원(3,000만 원×3%) 이하면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비는 총 급여가 적은 배우자가 지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 지병에 의해 평상 시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는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기본 공제(150만 원)와 장애인 공제(200만 원) 혜택을 함께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소득세법에서 정한 '장애인증명서' 를 발급받아 제출하면 된다.
돈은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름지기 잘 써야 한다. 잘 벌어 놓은 돈을 잘 쓴 다음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바로 연말정산이다. 많은 이들이 착각하기 쉬운데 연말정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현명한 경제생활을 해 나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이다.
연말정산을 하다보면 깨닫게 된다. 사실 연말정산을 통해 진정으로 얻게 되는 것은 소위 말하는 '꽁돈' 이 아니라 '감각' 이다. 한 해 동안의 나의 소비 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고 그를 통해 반성도 하고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현명한 경제인이 될 수 있는 경제 감각을 찾아주는 것. 그것이 연말정산을 통해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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