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earning/시사 이야기

한은 7개월째 기준 금리 동결? 금리에 대한 모든 것

이번 시사 리뷰는 '금리 뽀개기' 라는 주제로 진행해보려 한다.
필자는 새내기 대학생 시절 종종 뉴스를 볼 때 듣게 되는 각종 시사용어들에 대해서 궁금할 때가 많았다. 가령 요새도 많이 듣게 되는 '민영화' 라던가 '양적완화' 와 같은 경제 용어들을 들었을 때 분명 처음 듣는 용어는 아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회로 나가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상황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곤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등에 관심이 없는 국민들은 시사 관련 이슈나 용어들을 들었을 때 그 내용을 아주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거나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나 경제 관련 기사에서 다루는 용어들이나 지식들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다뤘을 단편적인 지식들로만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평소 경제에 큰 관심이 없거나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서 '금리' 라는 소재로 친근하면서도 쉽게 다가가려 한다.

 

<'금리' 는 도대체 무엇일까>

 

금리란 기본적으로 이자의 원금에 대한 비율을 말한다. 돈을 빌린 이는 자신이 빌린 금액인 원금 외에 돈을 빌린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것을 이자라고 하며 그 이자의 원금에 대한 비율을 뜻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의만 놓고 보면 그냥 개인과 개인, 또는 개인과 은행 간의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용어인 것 같은데 경제 관련 뉴스나 기사에는 왜 그리 자주 등장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금리가 수행하는 기능 때문이다.

금리는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원활히 조절해 주는 기능이다. 돈을 빌리려는 자금의 수요가 많으면 금리가 오르고 그러면 돈을 빌리는 데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따라서 자금에 대한 수요가 다시 줄어드는 반면 이자가 많아지고 자금의 공급은 늘어나게 되어 결국 수요와 공급이 같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금리는 자원의 배분과 경기조절 기능까지 하게 되는데 쉬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보겠다.
가령 우리나라의 개인 금융 부채 총액이 1000조라고 가정해보자. 이 때 금리가 1% 내려가면 무려 10조에 해당하는 금액이 부채에서 탕감되는 효과가 생기며 시중에 10조에 달하는 돈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가계의 입장에서는 그 만큼 쓸 수 있는 돈이 생기는 것이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금리가 내려갔으니 자금을 조달하기도 쉬워져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금리가 변동되면 투자는 물론 저축, 물가, 국제 자금흐름, 경기 변동 등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주게 된다. 반대로 시중 자금의 영향으로 금리가 결정되기도 하는데,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 금리는 하락하게 되고 반대로 자금사정이 악화되면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금리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경기의 좋고 나쁨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금리를 변동해가며 경기를 조절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자주 변동하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이다. 지나친 경기 변동이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야기함으로써 기업의 투자의사결정이나 가계의 소비의사결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금리가 시장기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지만 전적으로 시장 기능에 맡길 수는 없다. 시장 기능에만 맡기게 될 경우 수익을 좇아 수익률이 높은 분야에만 자금이 집중됨으로써 산업간 불균형 문제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경기 동향이나 경제 상황은 물론 주요 국가들의 경제 상황, 글로벌 경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적절한 수준으로 금리가 결정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는?>

 

 

여기서 기준금리가 등장하게 되는데,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금리를 말하며 우리나라의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한국은행 내에 설치된 금융통화위원회가 매월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금리를 가리켜 기준금리라고 한다. 과거에는 콜금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으며 2008년 3월부터 정책금리를 기준금리로 변경하여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콜금리라 함은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금융기관이 자금이 남는 다른 곳에 자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할 때 형성되는 금리를 말한다.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한국은행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정이 필요한데,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기준금리를 조정하려면 시장과 거래를 해야 하는데, 이 때 RP, 즉 환매조건부채권을 이용한다. 이는 7일 만기의 채권으로 채권을 발행해 판매했다가 살 때 약속한 금리대로 되사는 것을 뜻한다. 주로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의 사이에서 사용된다.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싶으면 RP를 계속 매입해서 시중에 돈을 풀게 된다. 그러면 돈의 가치는 하락하여 돈을 빌리는 가격도 낮아진다. 결국 돈을 빌리는데 지불하는 가격, 즉 이자와 그에 대한 이자율인 금리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기준금리는 결론적으로 시장 전반에 있는 모든 금리에 영향을 주지만 기준금리 자체를 설정하는 과정도 어느 정도 시장과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내리면 어떤 영향을 주나>

이런 과정을 통해 결정되는 기준금리는 단기 및 장기 시장금리, 은행과 금융시장의 금리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친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시키면 각 주체별로 그 영향은 각각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가령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개개인이나 예금주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저축을 많이 하는 개개인이나 일반 예금주의 경우 금리가 인하되면 그 만큼 이자를 덜 받게 되어 손해를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가 인하되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뜻하므로 사람들의 경제 활동이 활성화되고 한편으로는 물가가 상승할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정부는 경기 악화의 심화를 막고자 할 때 기준금리를 인하하곤 한다.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업은 대출을 하여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면 대출이자에 대한 상환 비용이 줄어든다. 따라서 기업은 그 만큼의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채용을 증가시키는 등 경영활동에 사용할 수 있게 되므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한다면 저축 예금과 대출이자가 증가하여 가계에서는 소비가 줄어들고 기업에서는 투자를 축소시키게 되는 등의 영향을 준다는 것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준금리는 경제조절 목적의 역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의 더블딥(Double Dip) 우려, 유로존 경제 위기감 증폭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한 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금리 조절을 통해 경기 진작을 유도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올해 7개월 째 동결되는 기준금리가 시사하는 바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도 동결로 결론을 내면서, 올 들어 금리를 조정한 횟수는 단 한 차례에 그치게 됐다. 한 해 금리가 한 차례만 변경된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2년 5월에 4.00%였던 금리를 4.25%로 올린 적이 있다. 이후로 적게는 2번, 많게는 5번(2008년)까지 금리를 조정했었다.

 


- (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는 모습 -

 

한국은행이 이렇게 금리를 묶어두는 이유는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11월 수출액은 479억 1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0.2% 증가했다. 취업자 수도 58만 8000명 늘어 1년 2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0월 설비투자와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각각 19.3%, 1.8% 확대됐다.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1.1%씩 성장해 경제의 잠재성장 능력에 못 미치는 디플레이션 갭은 줄어들고 있다. 경기가 큰 폭락 없이 대체적으로 회복되는 기세를 보이기 때문에 굳이 인위적으로 물가를 상승 또는 하락시키거나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 하다.

국외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와 관련해서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던 시점에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확실히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경기 상황이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틀기엔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국제 금융시장 변동에 대비해 정책 여력을 비축해 두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결국 기준금리는 시중은행이 금리를 결정하는 지표가 되는 동시에 경기변동 조절을 위한 정책적 목표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 만큼 기준금리의 변동방향을 잘 챙겨두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각종 경제지표를 분석한 후 기준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될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습관을 들인다면 보다 더 현명한 경제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